완성차 회사마다 회사명이 있고, 또 자동차명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듣는 회사의 이름이 창업주의 이름과 같은 게 상당히 많다. 또 재미나는 이름도 많은데, 오늘은 완성차 회사 창업주와 자동차명에 관한 이야기해보자

완성차 회사와 창업자 이름이 어떤 관계가 있다. 흔히 페라리, 포르쉐, 부가티, 시보레, 혼다. 토요타, 시트로엥, 벤츠, 포드, 이들 회사들의 공통점이 창업자와 회사명이 같은, 즉 창업자의 본명이 그대로 완성차 회사 및 자동차의 이름이 된 경우다.

자동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역사의 뒤안길에 숨어 있는 또 한 명의 장인이 바로 루이 시보레다. 미국인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선호하는 시보레 브랜드도 창업주의 이름에서 비롯된 셈이다. 그러나 시보레를 브랜드로만 생각할 뿐 시보레 창업자로는 윌리엄 듀란트를 떠올리는 사람이 더 많다. 이유는 윌리엄 듀란트와 시보레가 손을 잡고 만든 회사가 바로 시보레 자동차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신의 이름을 선호한 이유가 있다. 초창기 자동차 시절은 엔지니어가 매우 중요했는데, 엔지니어가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면서 자신의 이름을 회사명으로 내세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름 석 자로 승부하겠다는 집념이 강했던 셈이다.

그런데 요즘은 자동차 이름에 지명이 많이 사용된다. 주로 미국과 멕시코 지명이 사용되는데, 지명을 주로 사용하는 회사가 현대자동차의 싼타페, 모하비, 모하비의 북미 수출명인 보레고, 베라크루즈, 투싼 등이 모두 지명이다. 반면 폭풍의 이름을 사용하는 완성차 회사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폭스바겐이다.

이 같은 고유명사를 이름으로 사용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더 이상 새로운 작명법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마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상표명을 적게는 2000~3000개에서 많게는 8,000개까지 보유하고 있다. 합성어도 상표명으로 모두 등록돼 있다. 어지간한 이름 지어봐야 상표에 모두 걸리니 아예 지명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명은 고유명사여서 상표법에 접촉되지 않는 대신 해당 지역과 협의만 거치면 된다.

또한, 지명을 교묘하게 피하는 자동차 종도 있다. 현대자동차 투스카니는 ‘투스칸’과 헷갈렸는데, 투스칸은 이태리 토스카나 지방을 이르는 영어식 표현이다. 토스카나 사람들을 통상 ‘투스카니’로 칭한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투스카니는 영문 끝자가 ‘I’로 끝나지만 토스카나의 투스카니는 ‘Y’로 끝난다. 그래서 해외에선 그냥 현대 쿠페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이름을 지을 때 영문과 숫자의 조합도 많이 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형태다. 일단 작명과 해석이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낙 많은 회사들이 사용하다보니 차별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유럽에서 일찌감치 선호된 작명법인데, 국내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름 지을 때도 나름의 원칙이 있고, 자동차 색상에 따라 작명을 하는 방법도 있다. 이 중 색상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검정색이라도 완성차 회사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