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차 촌민, 30년 삶의 터전...갈곳없어 난감

▲ 추억으로 사라지게될 아현포차거리의 모습. 사진 / 마포땡큐뉴스 DB

[마포땡큐뉴스 / 이승재 기자] 30여년간 서울 마포구 아현동 굴레방 다리 인근에서 운영돼 오던 포장마차 거리 철거를 두고 포장마차 상인과 인근 지역주민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갈등을 조정해야 할 마포구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통행이 불편하고 교육환경에 유해하다는 민원이 발생하면서 구청은 1월과 6월 두차례에 걸쳐 6월 30일까지 가게를 비워달라는 자진철거 명령을 내렸다.

이를 상인들이 거부하자 지난 1일 마포구청은 아현동 포차 거리를 찾아 강제 철거(행정대집행)를 시도하다 상인들의 반발로 중단했다.

구청에 따르면 1991년부터 운영됐던 아현포차거리는 아현초등학교 담벼락을 따라 2평반 정도의 가건물로 포차와 채소·생선 등을 파는 노점상 30여 곳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초등학생의 안전을 위해 포차거리를 정비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보건법 제 5조에 따르면 학교 앞 50m는 '절대정화구역'으로 모든 종류의 유해업소는 이곳에서 영업할 수 없다.

이에 따르면 아현동 포차 역시 유해시설로 불법이다. 아파트입주자대표는 “대로변에서 방뇨를 하는 취객 사이로 아이들이 지나 다닌다” 면서 “여름철 밤에는 취객 때문에 경찰차가 오는 등 초등학교 담장이 우범지대가 되고 있다” 고 말했다.

반면, 포장마차 상인들은 “포차 철거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사라질 뻔 했다” 며 허탈해했다.

포차 상인들은 대부분 65세 이상의 노인들로 이곳이 아니면 생계가 막막한 입장이다.

30년 가까이 이곳에서 장사를 해온 A(67)씨는 "지금 이렇게 철거할꺼면 왜 10년 전 재개발 할 때 정비하지 않았냐" 며 "30년 넘게 용인해왔던 포차를 이제 와서 불법이라 하니 갑자기 쫓겨나는 기분" 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보상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마포구에서 정비를 해주면 이곳에서 계속 장사하고 싶다" 는 바람을 내비쳤다.
 
아파트주민들 역시 포차상인들의 강제퇴거를 바라진 않는다고 했다.

아파트입주자 대표는 "우리가 구청에 요구한 것은 우범지대화 되어가고 있는 이곳을 정비하는 것이지 강제퇴거가 아니었다" 며 "구청이 강제퇴거에 대한 비난을 모두 아파트주민들에게 돌리는 것 같아 억울한 측면이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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