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핑계 대면서 비트코인 결제 중단했다가 한 달 만에 번복
중국 내 판매량 의식한 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포브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포브스

[땡큐뉴스 / 임솔 기자] 비트코인 채굴·거래에 화석 연료가 사용된다는 이유로 자사 자동차 구매 결제 중단을 선언했던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돌연 조건부 재개 의사를 밝혔다. 이로 인해 머스크가 결국 중국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긍정적인 미래 동향(positive future trend)과 함께 채굴업자들이 합리적인(50%까지의) 청정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테슬라는 비트코인 거래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테슬라는 시장을 움직이지 않고도 비트코인이 쉽게 매각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비트코인 보유분 10%만 팔았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비트코인과 관련한 본인의 트윗이 ‘시장 조작’이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마그다 위에르지카의 발언을 다룬 기사에 머스크가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고 여성 부호 중 한 명이자 자산운용사 시그니아 CEO인 위에르지카는 최근 머니 쇼에 출연해 “일론 머스크가 가상화폐 가격 조작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굴복설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고, 중국 내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 구매 결제 중단 조치가 테슬라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결제를 재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5월 테슬라의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3만346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늘었고 전월인 4월보다도 29% 증가했다. 미중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잦은 고장과 화재 등으로 테슬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도 판매량이 크게 늘어 11개월 만에 중국 전기차 월간 시장점유율 1위를 재탈환했다.

이를 포함해 중국 시장은 전체 테슬라 판매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66억6000만달러(약 7조4000억원)로 전체 매출(315억4000만달러)의 21%를 차지했다. 미국(매출액 152억1000만달러·약 16조9000억원)에 이어 2번째로 큰 시장이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3월 중국 관영 방송 CC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며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크게 번영할 것”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오는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데 대해서는 “아주 대담하면서 훌륭한 목표”라며 “다른 나라들도 이런 목표를 세우길 바란다”고도 했다.

한편 14일 오후 2시 45분 현재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2.61% 오른 3만9428.6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24시간 전 대비 7.74% 오른 2507.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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