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코로나치료제 개발 및 FDA 신청
셀트리온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
주주가치 제고 요구…회사 “원론적인 답변뿐”
서정진 '코로나청정국'?…“경솔한 발언” 재조명
셀트리온 소액주주들 지분모으기 운동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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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뉴스 / 강기성 기자] 추락하는 주가에 셀트리온 주주들이 지분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며 들고 일어났다. 최근 외국계회사의 코로나 경구치료제 개발에 따라 주가가 폭락한 것과 관련해 회사의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회사는 지난 14일 오후 대표들과 긴급 좌담회를 열었지만 연구개발 등 사업적인 측면에서 주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서도 “단기간에 도움이 되겠으나 경험으로 볼 때 3개월 이후에는 상승한 부분이 상쇄돼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치료제 시장에서 뒤쳐진 바 셀트리온의 상황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나오면서 셀트리온은 주가가 급락 중이다.

머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승인을 신청했다. 반면 셀트리온의 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는 정맥주사 형태로 지난달 식품의약처에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미 FDA 등 각국 규제당국의 허가는 받지 못한 상태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코로나 치료제와 관련 과거 경솔한(?) 발언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작년 11월 서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봄에는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민이 마스크 없이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코로나 청정국’이 될 것이다”고 자신했던 바 있다. 그 언급의 영향으로 셀트리온의 주가만 12월 7일 최고기록인 39만6240원을 찍었지만 이후 내리 하락세를 띄었고 10개월만인 올해 10월 7일 최저가인 21만1500원까지 46.6%폭락했다.

강남 테헤란로 옥외 광고 ⓒ 셀트리온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

현재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하고 사측을 상대로 매각을 위한 ‘지분 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셀트리온 소액주주는 약 41만명이고 소액주주 비중은 64.3%다. 전날까지 지분 모으기에 참여한 주식수는 1400만주로 전체 지분의 10%가량이다. 비대위 측은 발행주식수의 37%에 해당하는 5000만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비대위는 전날부터 운동참여를 독려하는 옥외 전광판 광고를 서울 삼성역과 인천 부평역 부근 빌딩에 송출하고 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 비대위는 14일 출사표를 통해 “셀트리온은 개인 소액주주들과 함께 성장했으며 2005년 코스닥 상장부터 2018년 코스피 이전 상장까지 회사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순간마다 소액주주들의 헌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의 공매도 관련 발언에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벌일 정도로 경영진과 함께 행동했지만 이번 주가 급락에 맞닥뜨려서는 움직임이 없는 부분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회사는 공매도의 공격을 감당할 수 없어 다국적 회사에 매각을 선언했던 아픈 기억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주주 가치 재고를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등한시한다면 우리 소액주주도 지분 매각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이번 운동을 추진할 수 밖에 없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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