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장악 시의회 겨냥 "'어딜 감히'가 제가 받은 솔직한 느낌"
"민주당 의원들, 서울시 수탁단체 대한 비호가 도 넘어"
"보조금 수령단체들, 나랏돈 받으면 감시는 당연한 것"
"'시정의 사유화' 공격은 모욕적...서글픔과 두려움 느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땡큐뉴스 / 이혜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내년 예산에서 지난해까지 시민단체에게 배정됐던 민간위탁·보조금 예산(1788억원) 가운데 832억원(47%)을 삭감 배정하여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부분(110석 중 99석)인 서울시의회도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하자 오 시장이 "'어딜 감히…'라는 것이 제가 받은 솔직한 느낌"이라며 "서글픔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고 호소했다.

오 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서울시 수탁단체와 보조금 수령단체에 대한 서울시의회 민주당의 배려와 비호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자신의 입장을 "몇 가지 분명히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사전적으로 '시민단체'라 함은 사회나 시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활동하는 단체를 말한다"며 "이런 본래적 의미의 시민단체와 구분하기 위하여 서울시 위탁업무를 수탁한 단체, 보조금 수령단체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설명하면서 '서울시 바로세우기' 사업에 포함된 시민단체를 '보조금 수령단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건강한 시민단체든 급조된 단체든 수탁단체가 일단 나랏돈을 받으면 당연히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된다"며 "이것은 예산을 쓰는 단체의 의무이며, 당연한 책임"이라면서 "서울시는 지금 이 당연한 일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평가 결과 지원이 시작될 때부터 공정한 경쟁이 아닌 형태로 시작되었거나, 지나치게 특정단체에 편중되어 있어서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행안부 지침에 어긋나게 위탁받은 단체가 보조금을 나누어주는 행태를 보이는 등 바로잡을 일이 적지 않게 발견되었다"며 "이러함에도 '시정의 사유화'라는 공격은 너무나도 모욕적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가 자신을 비난하는 논평을 낸 것을 언급하면서 "의도적 도발, 정치적 난동, 무단 난입, 몽니, 폭거, 망동 등 최근 두 번의 시의회 입장문에 등장하는 격정적 표현이 다소 과도한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시민단체는 가능하면 나랏돈을 안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다. 그래야 정부 정책에 매서운 비판을 가하는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고, 누가 보아도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시의회를 향해 "시정이 이미 사유화되어 있어서 이제 바로잡는 것인지, 오 시장이 시정을 비로소 사유화하는 것인지의 판단은 시민 여러분이 내년 선거에서 해 주실 것"이라면서 "만약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시정의 사유화’라 매도한다면, 이런 것을 우리는 '적반하장'이라 정의한다"고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오시장은 "그런 단체들이 너무 많다고 판단돼 저와 같은 문제의식으로 개선을 촉구하셨던 시의원님들의 수년간에 걸친 지적을 한데 모아 보도자료를 냈더니, 이를 시의회에 대한 도발이라고 하고 (저에게) 사과하고 경질하라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시의원님들의 발언을 모두 속기록에 남기는 것은 사후의 활용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이고, 시민 누구라도 확인할 수 있고 비판과 인용이 가능해야 한다"며 "그 말씀들이 역으로 인용된다 해서 도발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매우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마음가짐"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예산안 의결의 목줄을 쥐고 있고 시의회의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계신 민주당 시의원님들께 묻겠다"며 "수탁업무를 더 잘 할 수 있게 자극하고, 보조금을 더 아껴 쓰고 일 잘할 수 있는 단체를 찾아보려는 시도가 이제 겨우 시작인데, 이런 저의 문제 제기와 예산 감액이 시정의 사유화이고 폭주인 것이냐. 시민들이 동의하시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임기가 1년인 시장으로서 바로잡을 수 있는 다른 효율적인 방법이 있느냐"고 되물으며 "치열하지만 담담하게, 열정적이지만 논리적으로 토론하며 예산의 잘못된 편성과 집행을 바로잡아 가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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