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종인에 전권 부여해야”…권영세 “중진 등 전부 무슨 위치되든 역할 해야”

(좌측부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사진 / 떙큐뉴스DB
(좌측부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사진 / 떙큐뉴스DB

[땡큐뉴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 어떻게 될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데, 경쟁후보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캠프 인사 등 자신의 측근 격 인물들을 선대위에 대거 포진시키고 있어 윤 후보도 그 전철을 밟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국힘 선대위, 캠프 인사 포함한 매머드급? 캠프 인사 제외한 실무형?

먼저 민주당 선대위에선 이 후보의 34년 지기이자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인 정성호 의원이 총괄특보단장, 이 후보가 졸업한 중앙대 후배인 김영진 의원과 김남국 의원은 각각 상황실장과 온라인소통단장을 맡고 있으며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시절부터 함께 한 최측근인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은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고, 마찬가지로 성남시청 공보팀 대변인을 지냈던 김남준 전 경기도청 언론비서관도 선대위 대변인 명단에 오르는 등 후보 본인과 가까운 인사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맞수인 윤 후보도 이처럼 자신의 경선 캠프 혹은 가까운 인물들을 선대위 요직에 앉힐 것인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당초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밖에 있다가 입당한지 얼마 되지 않는 외부 출신 후보이기에 당내 경선 당시 그를 도운 캠프 인사들이 선대위에도 상당수 함께 하게 될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윤 후보는 기존 캠프에 당 내외 인사들까지 끌어들이는 대규모의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나 국민의힘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중진 의원들이 포함된 기존 캠프 인사들을 겨냥해 ‘파리떼’, ‘하이에나’ 등의 원색적 표현을 쓰면서 실무형 선대위를 구성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어 인선을 확정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심지어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 사이에도 염두에 둔 인물이 제각기 엇갈리는 모양새인데, 김 전 위원장은 임태희 전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장과 윤희숙, 금태섭 전 의원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이 대표는 현역인 권영세, 윤상현, 추경호 의원 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결단은 후보 본인 몫인 만큼 윤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졌으나 오랜 친구인 정성호 의원에 중책을 맡긴 이 후보처럼 윤 후보도 일단 자신과 같은 검찰 출신이자 동갑내기 친구로 개인적 인연도 깊은 당내 중진인 권성동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해 선대위 구성을 맡겼는데, 김 전 위원장과 만난 권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언론에서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전권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로 인해 마치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데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의 대화에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전권을 달라는 말씀이 없었다”고 밝혔다.

◆ 권성동 “김종인, 전권 달란 말 없었다” vs 이준석 “金에 전권 줘야”

한 발 더 나아가 권 의원은 1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선 “김 전 위원장을 필두로 여야를 막론하고 의견을 구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선대위 인선 과정에 김 전 위원장의 뜻이 반영되느냐는 질문에도 “후보가 결정할 문제다. 후보들 도와주기 위한 선대위 아니겠나. 기본적으로 후보가 제일 중심”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선대위 구성에 대한 김 전 위원장의 개입엔 분명히 선을 긋겠다는 의도로 비쳐지고 있다.

이를 의식했는지 이 대표는 연일 김 전 위원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띄우는 발언을 내놓고 있는데, 지난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 대표는 당연직으로 상임선대위원장을 하게 되는데 김 전 위원장은 제 위여야 되지 않나. 민주당에서 굉장히 터무니없는 공격을 많이 하는데, 이 상황에서 메시지전으로 극복할 사람은 김 전 위원장 외엔 실적 있는 분이 없다”고 역설한 데 이어 1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도 “구상을 실현시키려면 (김 전 위원장에게) 상당한 권한을 좀 줘야 하는 것은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과거 전권을 부여받았던 상황에선 굉장히 좋은 성과를 냈고 일부 권한만 부여받은 상황에선 결과가 그만큼 좋지 않았다. 윤 후보도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고 경선에서 고비 때마다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많이 구했던 후보이기 때문에 능력치에 대한 의문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김 전 위원장에 전권을 부여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 뿐 아니라 그는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과 함께 공동으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가능성에도 “김종인 위원장이면 꺼리지 않겠느냐”며 선을 그은 뒤 “윤 후보의 김병준 전 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상당한 것으로 아는데 그건 후보가 조정해야 하는 것”이라며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위해 김병준 전 위원장을 사실상 교통정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자신이 선대위 인선에 개입하는 것으로 비쳐질까 경계한 듯 이 대표는 “내가 윤 후보랑 얘기하면서 누구를 배제해야 한다는 말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김 전 위원장도 명시적으로 이름을 박으면서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파리떼’ 발언 등에 반발하는 윤 후보 캠프 인사들을 겨냥 “굉장히 세게 반응하는데 살생부라도 돌고 있는 줄 아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평소에 좀 잘하지 그랬느냐”고 비꼬았다.

◆ 이준석이 힘 실은 권영세조차 ‘동상이몽’…“尹, 그립 센 후보”

이 뿐 아니라 그는 자신이 권영세 의원을 요직에 추천했다는 데 대해선 “제가 언급했다기보다 역량이 출중하신 분이라 다수가 추천하는 상황이기에 제가 굳이 추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는데,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김 전 위원장이 금 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천거한 데 대해선 “금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보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지만 대선에 있어선 서울시장 선거보다 모셔야 할 원로들이 많다. 직위에 욕심내기보다 각자 실무를 찾아가는 형태로 선대위가 구성되는 게 맞다”고 김 전 위원장에 이견을 내비쳤다.

한편 이 대표가 힘을 실어준 권 의원은 앞서 지난 10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김 전 위원장에 전권을 주라는 이 대표와 달리 대선후보인 윤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해 “현안에 대해 잘 파악하고 민심의 흐름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선대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풀어나가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선대위 인선에 대해선 “김 위원장도 갈등을 일으키면서 본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윤 후보도 그립이 굉장히 센 후보라 제안 부분에 왔다 갔다 할 사람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권 의원은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선 본인이 선대위 전체 운영 방향을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서 본인이 필요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놓고 싶어 할 거고 기존에 고생한 분들 입장에선 또 계속 윤 후보를 핵심적인 위치에서 돕고 싶어 할 테니까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 건데 어렵지 않게 조정될 거라고 생각한다. 김 전 위원장의 어떤 제안, 인선에 관한 것은 들을 만한 부분이 있어 그걸 반영하면 큰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기존 캠프 인사들 역시 버리진 않아야 된다는 듯 “수도권에 중진 의원도 많지 않고 선거 경험했던 의원들은 더 적고 이러니까 전부 무슨 위치가 됐든 역할하고 다 돕고 그래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 전 위원장이 바라는 인선도 넣으면서 한편으로는 그가 꺼린 기존 중진들도 모두 함께 해야 한다는 절충 방안인데, 이 경우 중진들의 합류로 김 전 위원장에 전권이 쏠리기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은 만큼 과연 윤 후보가 어느 쪽에 더 무게를 실어 교통 정리할 것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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