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청문회 파행, 민주당 "허술 맹탕 검증은 안하겠다"
강병원 "국민 눈높이 맞춰 검증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
"2~3배 자료제출 요구 많다?, 그만큼 의혹 많다는 것"
국민의힘 측, "한덕수, 자료제출 노력 더 해 주길 바래"
尹측 "발목잡기식 청문회 안돼, 국회다운 품격 지켜주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자 검증 자료를 충실히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출석해 청문회가 파행 개의해 청문회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자 검증 자료를 충실히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출석해 청문회가 파행 개의해 청문회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땡큐뉴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25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청문회 자료 제출 요청에 검증자료를 불성실하게 제출했다는 이유를 들며 인사청문회장에서 강하게 항의한 후 집단 퇴장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의사진행 발언에서 "국민 요구에 부흥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검증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면서 "충실한 자료제출을 전제로 청문회 일정을 재조정하자는 요청을 간곡히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의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분노했다.

강 의원은 "(국민의힘에서는) 일정 변경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말했는데, (우리가 볼 때는) 허술하고 맹탕으로 하는 청문회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여야를 떠나서 국회가 청문회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꼼꼼하게 철저하게 최고공직후보자의 검증을 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몇몇 분이 자료가 2~3배 요청이 많다고 말한다. (그런데) 의혹이 많고 검증해야 할 항목과 분야가 많기 때문에 자료 요청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이 안 드시냐"면서 "민주당과 정의당의 청문위원 12명 중 8명이 자료제출과 이를 통해 충분히 검토하고 청문회를 할 수 있도록 일정 재조정을 요청한 것인데, 이런 것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협상을 안 한다면 국회가 협치의 국회로 갈 수 없는 것"이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이 청문회가 우리 민주당과 정의당의 위원들이 다 빠진 상태에서 진행된다면 이것은 독단적으로 진행되는 단독 청문회이자 일방적인 청문회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비리,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증해야 할 수많은 사안들에 대해 엄호하는 청문회, 허탕 청문회,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앞서 전날 특위 소속 민주당·정의당 의원 8명은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한 후보자 측은 여전히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 '사생활 침해 우려', '서류 보존기간 만료', '영업상 비밀이므로 제출이 불가함'이란 이유로 자료를 주지 않는다"면서 "필수적인 자료가 없는 상태"라고 주장하며 하루 전날 돌연 인사청문 일정을 연기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주호영 한덕수 인사청문특위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장에서 한 후보자를 향해 "제출 불가능한 사유는 당사자의 미동의라든지 개인정보보호 이런 이유를 대지 말고 왜 본인이 노력해도 제출할 수 없는지를 위원들께 자세히 설명을 부탁드린다"면서 "내일까지 청문회 마치지 못하면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최초로 법정 기한을 어기는 나쁜 선례로 남을 가능성이 있으니 그런 나쁜 선례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제출해서 제대로 진행해주길 바라겠다"고 주문하고 나섰다.

아울러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총리 인사청문회는 인사청문회법 6조에 따라 20일 안에 청문절차를 끝내야 하는데, 오늘 내일 청문회 진행하지 못하면 국회의 전통이 깨지게 된다"고 우려를 표하며 민주당과 정의당을 향해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반면 전주혜 의원은 "강병원 위원께서 자료제출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으로 두 가지"라면서 한 후보자의 '부동산 거래 계약 부분'과 '김앤장 로펌에 근무 당시의 월급명세서와 미술품 관련 자료 제출'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 의원은 한 후보자가 부동산 거래 계약과 관련한 자료 제출에 미동의하며 협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왜 미동의를 한 것인지 납득이 안된다"고 꼬집었고, 김앤장의 월급명세서의 경우에는 "김앤장에서 영업비밀을 이유로 제출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증인을 채택해서 내일 증언으로 충분히 소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미술품에 대해서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후보자 시절에 프라이버시를 문제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발목잡기 식'으로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국회가 스스로 국민 대표임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하면서 "청문회는 국민들께 보장된 법적인 검증의 시간이다. 공직 수행함에 있어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검등하는 이 시간의 취지에 맞게 국회다운 품격을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하며 정상적인 청문회를 진행해 주길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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