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 12번…윤 대통령, 소통 중요하게 생각”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땡큐뉴스DB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땡큐뉴스DB

[땡큐뉴스 / 김민규 기자] 오는 10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이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전 정권들과 달리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이뤄지는 약식 회견이라는 방식으로 직접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전 정권과도 차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출근길 도어스테핑이 12번째였는데 국민의 궁금증에 매일 답하는 대통령으로 안착했다”며 “대통령은 인수위 때부터, 당선인 때도 오가면서 소통했고, 중요하게 생각했다. 대통령실에 온 이후, 취임 이후엔 그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외부 일정이 있거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무력시위가 일어난 날 외에는 거의 매일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비록 정식 회견이라는 형식을 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나오거나 실수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스스로 직접 언론에 답변하기 위해 나선다는 점에서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전임 정권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역대 대통령 중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약 150회나 직접 카메라 앞에서 브리핑하거나 기자회견을 한 바 있고 이명박 대통령도 약 20회 정도 카메라 앞에 나서서 현안 관련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5번에 그쳤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 4번, 취임일 기준 기자회견 5번(임기 만료 직전 4월 25일 기자간담회 포함), 국민과의 대화 2번 등 11회 정도에 불과했는데, 윤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만에 기자들과 12회나 대면 접촉하며 현안 관련 질의에 답해 적어도 이전 정권보다는 더 빈도 있게 소통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문 전 대통령도 청와대 홈페이지를 활용해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운영하는 등 나름 소통에 나서려는 행보를 보였다고 하지만 대부분 참모진이 현안 관련 질의에 대신 답변하거나 실시간 대응이 아니라 녹화 영상을 통해 ‘정리된 답변’만 내놓는 데에 그쳤고 심지어 국정 현안 관련 질의도 아닌 “대통령님 사랑합니다”와 같은 청원까지 올라오는 등 팬덤 게시판처럼 변질돼 가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한계가 분명한 ‘반쪽짜리’ 소통이었음을 보여줬다.

급기야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인 9일에도 자신의 SNS에 “언론이 전하는 것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다”란 글까지 올리며 언론에 각을 세우는 자세를 취했는데, 반대로 윤 대통령은 언론에 어떻게 비쳐지든 간에 기자들 앞에 스스로 나서서 이날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부터 화물연대 파업 사태, 검찰 출신 인사 논란 등 여러 현안 관련 질의에 일일이 답하는 모습을 보여줘 대조를 이뤘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당시인 2016년 8월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치는 소통인데 박근혜 정부는 정치가 없다. 통하지 않고 꽉 막혀서 숨 막히는 불통정권”이라고 비판한 뒤 자신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2017년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 공언했던 게 무색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오히려 주요 사안에 대해 거의 매일 직접 언론에 입장을 밝히고 있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이전 공약과 마찬가지로 문 전 대통령이 호언해놓고 실천하지 못했던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윤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여러분(언론)이 궁금하고 질문할 것을 고민하고 대통령이 이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하고 대답하는 게 윤 대통령 취임 후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라며 “질문과 대답이 원활하게 소통이 되는 걸 느낀다. 잘 갈고 닦아서 소통의 장이 되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다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우 전날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윤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대해 “출퇴근하면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너무 즉흥적으로 하다 보니 말에 실수가 있는 것 같다. 생각 없이 뱉다 보니까 직설적으로 얘기가 나오고 국민 정서에 거칠게 (다가온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에 대해서도 “아마 어느 시점이 지나가면 안 할 것”이라며 “국민과 소통은 국민이 정부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 챙겨서 이행해주는 것이지 대통령이 기자들 만나서 얘기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 국민이 바라는 바가 뭔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걸 충족해 주는 게 국민과 소통을 진짜 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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