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우상호, 제 결정 존중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출마는 본인 자유, 불허 결정 번복 없어"
진중권 "청년들, 일회용으로 쓰다 버리는 상황"
조응천 "프레임 온당치 않아, 원칙 지키겠다는 것"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조응천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조응천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시사포커스DB

[땡큐뉴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남을 가진 이후에도 여전히 오는 8월에 열리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고 예고한 반면에 우 비대위원장은 14일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불허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없다"고 재차 못 박았다.

앞서 전날(13일) 박 전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소재의 한 식당에서 우 위원장과 오찬을 가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 위원장도 제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면서 "이번주 안으로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은 "후보 등록은 예정대로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국민 여론을 듣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 주실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는데, 이에 일각에서는 우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현재 당내 규정이 있기에 원칙을 강조하겠지만, '이중 플레이'를 통해 박 전 위원장의 강한 출마 의지가 보여진다면 '반전의 기회가 생길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우상호 위원장은 이날(14일)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하여 박 전 위원장과의 회동에 대해 "(박 전 위원장) 자신은 승복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길래, 그러면 그 뜻은 존중해 드리겠지만 당이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업다고 말했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특히 우 위원장은 만남을 가진 배경에 대해 "애초에 (박 전 위원장과) 만남의 목적이 설득하려고 만난게 아니었다"면서 "언론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계속 말을 해서, 우리 당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직접 설명하는게 도리겠다 싶어서 제가 만나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전 위원장의 예외조항 적용 요구에 대해 "불가피하게 정말 중요한, 당이 모셔서 출마시켜야 할 분이라고 판단되면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한 것"이라면서 "박 전 위원장이 본인이 나오겠다고 하는 것은 본인 자유지만, 대표나 최고위원 출마를 시키면 예외로 인정할 수 있다는 건 우리가 요청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박 위원장이) 그런 경우는 아니라고 해석을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즉, 우 위원장은 박 전 위원장의 '예외조항 적용 요구'에 선을 그으면서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우 위원장은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같은 선출직 공직자들은 선거에 이길 사람을 데려오기 때문에 6개월간 당비를 내지 않았더라도 예외로 인정해서 출마를 시켜주지만, 그래도 당 대표나 최고위원 같은 당직은 당에 대해 좀 알고 있어야 당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박 전 위원장이 당의 특성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자신이 출연중인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박 전 위원장의 출마가 허용되지 않고 있는 모습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면서 기득권 정치인들을 향해 "선거 때 젊은이들 잔뜩 갖다 썼잖느냐. (그런데) 그 이후로 일회용으로 쓰다 버리는 상황이다. 2030의 역할이 이번 선거에서 아주 컸는데 두 당 대표마저도 팽 당했다"고 씁쓸해 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선거에서 청년들을) 썼으면, 이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성장해서 당을 지도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시스템 같은 것도 마련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따지면서 "(그나마 박 전 위원장은) 정치권 밖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정치권에 대해 할 말이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도 있고 미숙한 판단들을 내릴 수 있으니 이를 좀 참작하고 넓게 품었으면 어땠겠느냐"고 쓴소리를 가했다.

반면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박 전 위원장의 상황에 대해 "청년 혹은 여성을 박해한다, 핍박한다, 토사구팽이다, 이런 프레임을 거는 것 자체가 온당치 않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어 조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이 원칙, 당헌·당규를 잘 지키지 않았는데 왜 이번에는 지키려고 하느냐 하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이) 원칙의 문제에서 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인데 뭐가 잘못인가"라고 강조하며 반론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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