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의힘 PK의원들에게 “늦지 않게 행로 결정하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하고 있다.(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과 악수(우). 사진 / 땡큐뉴스DB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하고 있다.(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과 악수(우). 사진 / 땡큐뉴스DB

[땡큐뉴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치맥 회동 이후 연일 국민의힘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어 입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6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난 데 이어 27일엔 박형준 부산시장을 차례로 만났는데, 이들은 우리나라 제1, 2 도시의 지자체장이기도 하지만 야권이 압승한 지난 4·7재보선의 승자들이기도 해 이 대표와 만난 이후 이들과 만나는 모습을 보인 점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깊다.

특히 최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지난 26일 당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윤 전 총장이 강세를 보여왔던 핵심 지지기반인 서울 민심을 재확인하는 한편 지난 재보선에서 야권 단일화의 좋은 예시가 되었던 오 시장을 만나게 된 것으로 보이며 대권도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27일 부산 방문은 국민의힘에 이미 입당해 PK 지역 의원들을 끌어들이며 ‘PK대망론’에 힘을 싣고 있는 진해 출신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견제하고 현재 흔들리는 이 지역 지지율도 다잡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인데,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유권자 1008명에게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전 총장은 24.3%를 얻는 데 그치는 등 6주 연속 하락한 끝에 이재명 경기도지사(28.6%)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상 양자대결에선 윤 전 총장(43.9%)이 이 지사(42.4%)에 1.5%P 앞서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선 43.4%를 얻는 데 그치면서 이 전 대표(45.6%)에 밀리는 것으로 나와 그로선 어떻게든 지지율 회복이 절실한 상황인데, 지난 26일 오 시장과의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이 10%에 근접하고 윤 전 총장은 감소했다는 지적에 “야권 지지자들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지만 27일 즉각 PK지역으로 내려간 점은 한편으로 초조한 속내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선지 박 시장과의 만남에선 북항재개발 현장을 둘러본 뒤 “지방정부가 과감한 재정자립을 통해 스스로 발전 계획을 잡아나가는 방식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며 지방정부로의 재정 이양을 공약한 데 이어 이 지역에 밀집된 원전 운용과 관련해서도 “원전은 가장 탄소중립적이고 경제성 높은 에너지원”이라고 역설해 탈원전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는 자세를 한층 분명하게 취했다.

또 가장 관심을 모은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도 앞서 전날 오 시장과의 회동 이후 “입당해야 하는 것”이라며 “늦지 않게 결론 내리겠다”고 밝혔던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과 가진 자리에선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늦지 않게 행로를 결정해나가겠다. 입당한다고 해서 외연 확장을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해 일단 입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다수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이 자신의 캠프에 참여한 데 대해 윤 전 총장은 “본격적인 정치행로를 잡고 가는 것을 국민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정치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영입해 조언을 듣고 캠프를 꾸려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최근 많은 분을 모셨다”고 설명했지만 현실정치에서 활동하는 여러 정당의 인사들 중 굳이 국민의힘 인사들과 대거 함께 하는 것 역시 사실상 국민의힘 입당을 위한 사전준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입당에 뜸들이는 듯 보이면서도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늘려가는 윤 전 총장의 행보가 국민의힘 소속인양 연출해 사실상 ‘입당 효과’만 누린 채 중도층을 의식한 외연 확장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은데, 국민의힘 경선 열차가 내달 출발하는 만큼 8월 중 입당하지 않을 경우 이런 전략은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이 대표와 만나는 등 최근 행보가 단순한 ‘보여주기식 쇼’는 아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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